한가로운 토요일 저녁, 술 한 잔 하자는 친구들의 말에 급하게 준비를 하고 외출하였습니다. 사실 준비랄 것 도 없었긴 합니다. 친구들이 모두 제가 사는 동네로 왔기 때문에 대충 씻고 츄리닝을 입고 나갔습니다. 예전부터 맛있다고 친구가 추천하던 집인데, 이렇게 가보게 되었습니다.
저녁 6시가 살짝 넘었기 때문에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습니다. 친구가 이미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는 말에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초저녁이 되기 전부터 술을 마시려고 줄을 선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위치는 사당역에서도 이수역에서도 가깝습니다. 사당역, 이수역 중간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지역에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 동네 구경을 못했었는데, 이참에 걸어가면서 여기저기 살펴보았습니다. 다른 것보다 먹을 곳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지나가면서 다음에는 꼭 가봐야지 생각을 했습니다.
천천히 걸어가다보니, 한적한 거리에 유독 한 곳만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2번째 대기조 중에 친구들도 껴있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연어회랑 육 사시미 정도인데 이렇게 기다리면서까지 먹어야 하는 것인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일찍 와서 줄을 서서 기다려준 친구들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매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내부는 포장마차 느낌으로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일전에 영등포 쪽에서 같은 지점을 본 적이 있는데, 깔끔한 인테리어로 이자카야 느낌이었는데, 사당점은 또 다른 모양입니다.
내부는 시끌벅적하니 부산에 있는 수산물 시장에서 회를 먹는 분위기가 납니다. 개인적으로 조용한 곳보다는 이런 분위기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주변을 보니 맛있는 음식 투성이 입니다. '광안리' 이 곳은 특히 연어회와 육사시미 외에 가리비 해물 라면, 멸치 찌개가 좋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연어회와 육사시미가 나오는 모듬 大자를 주문하였습니다. 특별한 반찬은 없었습니다. 기름장과 초장, 간장과 같은 소스류 외에는 따로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광안리'의 대표 메뉴인 연어회와 육사시미 입니다. 일단 두께가 엄청 두껍습니다. 먹지 않아도 식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여태 봤던 연어회 중에 가장 두꺼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육사시미가 정말 괜찮습니다. 좋아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다 먹어봤는데, 나름 '광안리' 육사시미도 괜찮습니다. 이 곳은 육사시미보다는 연어회가 좋긴 합니다. 물론 두 음식의 조합 때문에 번갈아가면서 먹어야 제맛이긴 합니다. 정말 술을 부르는 음식들입니다. 아무런 거부감 없이 술이 술술 넘어갑니다. 남자 3명이 먹기에 大자가 적당합니다. 더 적으면 싸울 것 같습니다.
가리비 해물 라면 과 멸치 찌개 입니다. 먼저 멸치찌개를 주문했습니다. 아무래도 회만 먹다 보니 살짝 느끼해져서 얼큰한 국물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맛이 평범합니다. 친구 말로는 지점마다 맛이 좀 다른 것 같다고, 자신이 다른 지점에서 먹었을 때는 정말 국물 맛이 끝내줬었다고 합니다. 살짝 실망스럽습니다. 들어가 있는 보리밥도 너무 양이 적습니다. 그래서 결국 가리비 해물 라면도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라면은 실패할래야 실패할 수 없는 메뉴이기 때문에 따로 말씀은 안 드리겠습니다. 가리비와 해산물이 들어가 있어서 국물 맛이 더 깊고 진하긴 합니다. 해장 생각으로 시켰는데, 결국 술을 더 먹게 되었습니다. 확실한 건 '광안리' 메뉴들이 술안주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연어회와 육사시미는 진짜 잊을 수가 없는 맛입니다. 사람이 많고 입장을 위해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다음에도 또 찾아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지난번 포스팅 드렸던 '이수 회관'이랑 느낌과 메뉴는 다르지만, 두 곳 모두 행복한 고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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