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꼭꼭 숨겨놓고 몰래 가는 맛집을 하나하나 풀어볼까 합니다. 먼저 1탄은 아구찜, 해물찜, 알찜입니다. 이곳은 정말 서울에 매장만 내면 대박 날 정도로 맛과 양이 장난 아닙니다. 청결도나 사장님 인심 등 모든 요소가 최고인 곳입니다.
가끔 매우 친한 죽마고우를 보러 수원에 내려갈 때가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꼭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동탄에 거주 중인데, 당연히 만나자마자 술을 마시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서울 한 번, 수원 한 번 이런 식으로 번갈아가면서 만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지리적 이점을 포기하고 매번 동탄까지 내려가는 이유가 바로 '미스터 아구왕' 때문입니다.
한 번은 친구네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기가 막힌 맛집이 있다는 겁니다. 아구찜 집인데, 배달해먹다가 발견했다고 집 근처라 자주 포장해와서 먹는다고 합니다. 평소 어릴 적 아구찜을 즐겨 먹었던 터라 오랜만에 옛 생각도 나고 함께 포장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배달 전문점이라 따로 홀이 없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아저씨 둘이 설렁설렁 아구찜 집으로 갔습니다. 정말 친구 집에서 5분 거리도 안 되는 곳에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친구와 수다를 떠느라고 매장 전경을 찍지를 못했습니다. 매장 내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넓고 깔끔했습니다. 보통 배달 전문점 하면 내부가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미스터 아구왕은 매우 깔끔하고 딱 보기에도 위생적이었습니다. 사장님 말씀으로는 그래서 테이크아웃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제가 볼 때는 배달만 하기에는 매우 아까울 만큼 내부가 넓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 인상도 너무 좋으시더군요. 아드님이 주문을 받고 보조를 해주시는데,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그렇게 음식을 받아 다시 친구네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와서 열어본 아구찜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일단 먹음직스러운 것은 그렇다 쳐도 양이 너무 많습니다. 중간 정도가 거의 4인분은 되어 보입니다. 단골이라 퍼주시는 건지 아니면 원래 많은 건지 정말 대박입니다. 오징어며, 아구살이며, 곤이, 알까지 정말 너무 많아 다 먹기에도 부담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아구찜 특성상 물이 많이 생길 텐데 전분의 양이 적당하게 배합이 되어서 그런지 양념이 잘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아무튼 시식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알과 콩나물을 먼저 먹었는데, 정말 콩나물이 싱싱했습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식감이 좋고 알도 적당히 잘 익혀져 입에서 고소함이 퍼졌습니다. 친구가 왜 추천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배달 음식점 특유의 조미료 맛, 비린 맛 등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유명한 식당 아구찜보다 훨씬 낫습니다. 양은 말할 것도 없고, 재료들이 정말 손질 잘 된 느낌입니다. 특히 곤이랑 알은 너무 깨끗해서 비린 맛이라고는 전혀 못 느꼈습니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정말 중독성이 장난 아닙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생각이 나고, 술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친구 녀석에게 좋은 집을 소개받은 후로 저 혼자서라도 이 먼 동탄까지 내려와 포장을 해갑니다. 홀에서 먹을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먼 길을 포장해와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도 좋습니다.
매번 가족들이 물어봅니다. 대체 어디서 가지고 오는 것인지, 진짜 양이 왜 이렇게 많은지, 비법을 배워서 장사를 하고 싶다던지 매 번 극찬에 극찬이 이어집니다. 아마 동탄에 사시는 분들은 다들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 같은 골수팬이 몇 명 있다고 하더군요.
사당동에서 동탄까지가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만, 아구찜을 먹으러 가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그냥 정말 맛있습니다. 단순히 어떤 양념 맛이 아니라 손 맛이 있습니다. 간 김에 친구와 술 한 잔 하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기도 합니다.
한 가지 정보를 드리자면, 새우튀김이라는 사이드 메뉴가 있습니다. 사진에는 살짝만 보이는 저 새우튀김이 진짜 별미입니다. 아구찜과 밥을 먹다가 살짝 얼큰해지려는 입 속에 새우튀김을 넣어주면, 다시 아구찜이 먹고 싶어 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조합이 아주 잘 맞습니다. 집에 어린아이들이 있다면 새우튀김을 아주 좋아할 겁니다. 사실 아구찜이라는 메뉴가 아이들이 먹기에 생소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는 새우튀김을 따로 주면 엄청 좋아했었습니다.
저는 주로 곤이와 알을 먹습니다. 원래 2가지를 좋아하기도 하고, '미스터 아구왕'에서 만든 알이 뭔가 더 끌리는 맛입니다. 콩나물과 알만 있어도 밥 한 공기는 뚝딱할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또 찾아갈 예정인데, 그때에는 좀 더 예쁜 사진들 찍어오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동탄 쪽에 가실 일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방문해보시는 걸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이런 맛 진짜 어디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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