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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음식을 탐하다

성수동 뚝섬역 맛집 : 퓨전 중국집, 전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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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와 같았던 점심, 갑자기 함께 점심을 먹는 직원들이 뛰어야 한다고 빨리 가자고 합니다. 12시 정각되자마자 계단을 뛰어 내려가고 미친 듯이 질주했습니다. 이유는 어마어마한 맛집이 있는데, 항상 기다려야 한다며 늦게 가면 먹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까지 경쟁이 심한 곳이 있었던지 오랜만에 숨이 차도록 뛰었습니다.

 

회사에서 약 7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 3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저 멀리 '전자방'이 보입니다. 예전부터 자주 가던 골목길에 위치해있었습니다. 지나가면서 유심히 보지 못했던 곳인데, 이렇게 숨어 있다니 참으로 야속합니다.

 

전자방 전경

보시는 바와 같이 한자로 크게 써있고 '전자방'이라는 간판은 아주 작습니다. 진짜 한 눈에 알아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전자방'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하였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기다려야 할 만큼 자리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동료에게 듣기로 '계형우'라는 셰프님이 북미 스타일 중식 요리를 습득하시고 한국에 차리신 식당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계형우 셰프는 롯데호텔 도림에서 경력이 있으신 만큼 뛰어난 실력자입니다. 숨이 찰 만큼 뛴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메뉴는 정말 특이했습니다. 짬뽕이 있는가 하면, 스테이크 덮밥도 있고 무슨 조합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동료의 추천으로 저는 짬뽕을 시켰습니다.

 

전자방 메뉴판

며칠 동안 느끼한 음식만 먹었더니 매운 음식이 먹고 싶기도 했습니다. 비록 저녁 시간이 아니라 메인 요리는 먹어보지 못했지만, 옆 테이블을 살펴보니 보기만 해도 맛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하이볼까지 시켜서 먹고 있었습니다.... 이럴 때면 정말 직장을 때려치우던가 해야겠습니다. 겨우 1시간 동안 죽자살자 밥을 먹어야 한다니 말입니다.

 

눈길을 끄는 메뉴가 있습니다. 곱창 탕면이라는 메뉴인데, 가격도 타 식사보다 꽤나 높은 것이 너무 맛있을 것만 같습니다. 왠지 곱창전골 맛이 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다음에 올 때는 곱창 탕면과 레몬 크림 새우, 금문 고량주까지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자방 짬뽕

주문한 짬뽕이 나왔습니다. 사진으로 보기에 일반 짬뽕 같지만, 맛은 정말 다릅니다. 짬뽕이긴 합니다만 좀 더 담백한 맛이 나고 매운 정도도 적당합니다. 면은 건면을 먹은 것처럼 꼬들꼬들합니다. 참고로 짬뽕은 면을 넣을 수도 있고 밥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선택해주시면 됩니다. 면을 먹고 밥까지 추가할 수는 아마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 주문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반 중국집 짬뽕하고 또 다른 점은 내용물이 적당하다는 겁니다. 해산물도 과하지 않고 그렇다고 적지도 않습니다. 딱 좋은 국물 맛을 내기 위한 조합이라고 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내부를 둘러보는 것도 깜빡했습니다. 어느 정도 식사를 마치고 주위를 살펴보았습니다. 가게 내부는 아담하지도 넓지도 않은 그런 정도입니다. 적당히 2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이며, 테이블은 주로 2인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창가에 앉을 수 있는 형태의 긴 테이블도 있습니다.

 

빼곡하게 자리가 있으면 식당 입장에서는 훨씬 회전율을 높일 수 있지만, 손님들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합니다. '전자방'은 그런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타 손님들과 딱 적당한 거리에서 동료들과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음식이 맛있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보통 중국음식 하면 부담감이 있습니다. 매우 기름지기 때문에 더부룩하고 느끼한 감이 있는데, 전자방 중국 요리는 대체로 담백했습니다. 물론 짬뽕만 맛봐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자주 방문하는 동료의 말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정말 잘 먹은 한 그릇이었습니다. 보통 양이 많은 것을 선호하는데, 이 짬뽕은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적당하고 오히려 딱 좋은 포만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맛이 담백하고 재료가 적당해서 그럴까? 과하지 않는 그런 장점이 있습니다. 낮부터 뛰어서 땀도 많이 흘리고 다리도 아팠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 '전자방'이었습니다.

 

시원하고 칼칼한 짬뽕, 그리고 특이한 중국 요리가 생각나실 때 한 번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일 거라고 추천드립니다.

 

 

뚝섬역에서 살짝 거리가 있지만, 골목길이기 때문에 차를 타고 이동하시는 것보다는 대중교통 후 도보로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가한 시간대에 방문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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